發 刊 辭

2000년 『곡성실록』, 2001년 『私撰 곡성군지』에 이어 올해에는 『조선환여승람 곡성편』을 국역하여 발간하게 되었습니다.

『조선환여승람』은 충남 공주(公州)의 유학자인 이병연(李秉延:1894~1977)이 조선시대의 《신증 동국여지승람》(1530)과 《대동지지》(1864)를 바탕으로 1910년부터 100여 명을 동원, 12년 동안 전국 13도 229개군 가운데 129개군을 직접 조사하여 편찬한 백과사전적인 지리서입니다.

《신증 동국여지승람》,《대동지지》가 각각 20개 항목과 30개 항목을 조사한 데 비하여, 『조선환여승람』은 49개 항목에 걸쳐 조사ㆍ편찬한 한국 최대의 지리서입니다. 내용을 보면, 각 군을 독립한 1권의 책으로 만들도록 분류되어 있으며, 군세가 약한 곳은 100여 쪽, 센 곳은 300여 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.

각 권에는 서(序) ㆍ조선지리 총설 ㆍ명의 ㆍ위치 ㆍ경계 ㆍ연혁 ㆍ인종 ㆍ방언 등을 앞부분에 공통으로 넣고, 그 뒤에 각군에 관련된 인문지리 현황을 49개 항목으로 나누어 실었으며 이 항목들에는 군건치연혁(郡建置沿革)ㆍ신구속현(新舊屬縣) ㆍ군명 ㆍ산천 ㆍ군세 ㆍ명소 ㆍ사찰 ㆍ학교 ㆍ명묘(名墓) ㆍ토산 ㆍ기차역 ㆍ교량 등 지리에 관계된 것들과, 유현(儒賢) ㆍ학행(學行) ㆍ명신 ㆍ문행(文行) ㆍ청백 ㆍ선행 ㆍ효자 ㆍ효부 ㆍ효녀 ㆍ정렬 등 인문 관련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.

일제의 작위를 거부한 한말의 유학자이자 대신이던 윤용구(尹用求)는, 서문에서 "… 『조선환여승람』이 자주정신 배양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…"라고 썼으며, 편찬자 이병연은 발문에서 "… 이 책이 백성을 교화하고 풍속을 진작시키는 데 모체가 될 것이다 …"라고 기술하면서 민족의 주체성(主體性)을 강조하고 있습니다. 발간 배경에 나타나듯이 이 책은 일제 강점기에 우리 민족자족(民族自尊)의 정신을 모체(母體)로 편찬된 역사지리지 입니다.

모쪼록 이 책이 충효의 고장 곡성에 대한 군민의 자긍심 고취는 물론 우리 지역 문화유산보존 및 향토사 연구의 귀중한 밑거름으로 활용되기를 바랍니다.

2002년 12월
곡성문화원장 양 병 하